뉴스

보고 듣고 만지고…체험이 곧 과학 (매일경제신문 1/26 보도기사)

올해의 과학교사 '일본 연수 기술이 국력임을 느꼈죠'

2012.01.26

"일본의 과학관은 시설이 다소 낡긴 했지만 고장 없이 모두 작동됐고 특히 주제마다 수십 가지 체험물을 채워 놓아
자연스럽게 개념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해놓은 점이 돋보였다."(정종호 안양 대안중 교사)



"교세라 기업관은 기업의 역사를 나열했는데, 그것이 곧 기술의 발전일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세라믹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높여온 장인정신이 놀라웠다."(최현주 고양 일산대진고 교사)



`2011년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한 과학ㆍ수학교사 36명은 지난 10~15일 5박6일 일정으로 오사카, 고베, 교토
등지에 있는 과학기술ㆍ교육시설을 견학한 뒤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교세라 기업관, 교토 청소년과학센
터, 미야코 에콜로지센터(이상 교토) △오사카 시립과학관, 오사카 부립 고즈고교(이상 오사카) △사람과 미래 방재
센터, 고베 시립청소년과학관(이상 고베)을 시찰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고 매일경제신문사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과학교사상`은 창의적
인 과학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성취도를 높인 교사에게 주는 상이다. 교사들의 이번 일본 연수는 두산그룹 연강재단
(이사장 박용현) 후원으로 이뤄졌다.



교사들은 과학관 시설을 둘러보면서 규모가 크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체험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꾸며져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세훈 성남 성일고 교사는 "체험 중심 프로그램이 세세하게 준비되어 있었다"며 "특히 주제별
로 통일성을 갖추고 있어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고 말했다.



류시경 경산과학고 교사는 "생태ㆍ환경 체험시설인 미야코 에콜로지센터는 어린이들이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인식
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각적으로 쉽게 구성돼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근광 광주 하남중앙초 교사는 "사람과 미래 방재센터에서 지역적인 악조건을 극복하고 재해를 최소화하려는 일본
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지진 피해 예방교육
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과학관 방문 태도에 대한 칭찬도 나왔다. 질서를 지키면서 진지하게 체험하는 모습이 보기 좋
았다는 것이다.



오상진 포항 구룡포여중 교사는 "우리나라는 전시관을 가면 구경꾼 수준인데, 일본 학생들은 열심히 듣고 만져보더
라"며 "과학을 대하는 끈기와 집중력에서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일본 방문 사흘째인 12일 오사카 부립 고즈고등학교 교실과 실험실 등을 둘러보던 교사들은 안내를 맡은 이세다 교
사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당사자인 만큼 교육방법과 커리큘럼 등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당연했
다.



이곳에서 만난 학생들은 각양각색의 머리 스타일과 옷, 액세서리로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두발ㆍ복장 자율화를 시
행하고 있어서다. 일부 교사는 이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박은지 대구 경서중 교사는 "복장과 두발 같은 사소한 것에 대해 엄격한 규율로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학생들에게 목
표를 제시하고 학력 향상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모습이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준희 부산 성남초 교사는 "자유와 창조라는 교훈 아래 자유분방하면서도 학생이라는 본분을 잃지 않는 학생들을
보았다"며 "시설은 낡아 보였지만 학생들이 실험기기를 다루고 연구하는 교과 과정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나아갈 길
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사카ㆍ고베ㆍ교토 = 진성기 과학기술부장]




[사진설명]


오사카 시립과학관을 찾은 과학교사들이 자석의 방향성을 탐구하는 실험기구를 작동해보고 있다.